• 최종편집 2022-02-26(토)
 

언더 더 돔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호러의 대가인 스티븐 킹의 작품 가운데서 비교적 노멀한 수준과 내용의 소설이다.


1976년에 처음 구성했고, 집필을 시작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2007년부터 다시 쓴 장편소설로 한글 번역본이 3권 1,600페이지나 되는 꽤 긴 소설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술술 잘 읽힌다 등장인물이 많긴 하지만, 전체의 흐름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호흡이 길다보니 스티븐 킹 답지 않게 약간의 문제-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도 드러난다.


어느날, '체스터스밀' 마을을 뒤덮은 거대한 돔이 생긴다. 마을은 고립되고, 공포와 두려움과 긴장이 팽배하면서 내부의 분열과 균열이 발생한다. 독 안에 든 쥐가 된 상태일 때,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기독교 국가'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미국에서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은 매우 반기독교적 내용을 담고 있다. 마을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온갖 범죄-살인, 탈세, 마약제조 및 판매 등-를 저지르는 부의장 빅 짐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이다.


또한 빅 짐과 함께 근본주의 교회를 끌어가는 목사 역시 빅 짐의 공범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이들에게 종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이고 위장껍데기에 불과했다. 사회가 극적으로 바뀌면서, 이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인간의 탐욕, 이기심, 권력욕, 잔인성 등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애국심'으로 포장된 '탐욕'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의 무대는 비록 2천여 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지만, 어떤 집단, 어떤 나라에서든 이와 비슷한 일이 날마다 벌어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정치가를 '선출'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투표를 통해 뽑힌 그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할 뿐이다. 개인의 이익과 탐욕이 다른 모든 '공동의 목표'에 앞서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불행의 씨앗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도 마을 주민 대부분은 빅 짐의 주장에 동조하고, 그의 거짓말에 완벽하게 속아넘어간다. 그들은 무지한 멍청이일 수도 있고, 빅 짐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동조자들일 수도 있다. 


빅 짐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탐욕스러움은 거의 모든 인간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고, 빅 짐을 통해 그런 야욕을 합리화,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 역시 이기와 탐욕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반면, 빅 짐과 싸우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어떤가. 그들은 빅 짐의 범죄에 대해 알고 있고, 빅 짐에 맞서 싸우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그들이 특별히 정의로운 사람들은 아니지만, 단지 빅 짐에게 반대한다는 것만으로도 '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그들 역시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도 외계의 존재가 등장하고, 유령이 나타나지만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마을이 고립되자 마을을 장악하고, 절대 권력을 휘두르려는 권력욕의 화신이 누구이고, 그 인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중요한 내용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이 '악의 평범성'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선량한 인간이 될 수도, 또는 잔인한 악마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놓인 상황과 사람과의 관계와, 자신의 이익 또는 불이익에 따라 변할 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악당'은 없겠지만, 인간을 '악당'이나 '악마'로 키우는 '사회'는 존재한다. 아니, '사회'가 그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빅 짐을 포함해 악당 노릇을 했던 자들의 최후가 너무 가볍게 그려진 것이 불만이다. 그러기에는 선량한 사람들이 당했던 고통과 수난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으로'가 스티븐 킹의 모토였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소설에서는 악당들의 최후가 너무 관대한 듯 해서 오히려 미흡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스티븐 킹의 상상력은 뒷부분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돋보기에 노출된 개미떼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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