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2-26(토)
 

제목 : 홀-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작가 : 김홍모

출판 : 창비


7년,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정부는 왜 존재하는 걸까. 정부는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던 2014년 4월 16일. 그 이후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침몰의 사실을 밝히라는 시민의 비통한 목소리를 폭력으로 탄압하고, 언론과 정치권 역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시민들(일부를 제외하고)이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 유가족을 끌어안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각오로 7년을 버텼다. 무능하고 천박하며, 악랄하고 야비한 박근혜 정부를 촛불로 끌어내린 시민은 문재인 정부를 세우고, 국회의석도 민주당에 180석을 밀어주었지만, 정부와 여당은 집권하고 무려 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촛불시민에 대한 배신이며, 역사의 정의를 거스르는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 작품은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 씨와 그의 가족, 다른 생존자들을 인터뷰해서 완성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세월호 참사 관련 영상과 자료를 거의 모두 찾아봤으며, 시나리오를 완성할 때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도 세월호 참사 이후 그들의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했다. 참사는 기억하되 참사의 디테일은 외면하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희생자의 얼굴을 바라보면, 나 역시 그 깊은 고통과 슬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알리려고 스스로 그 고통과 슬픔의 늪에서 빠져나와 사실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용기이며 많은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행동이다.


1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학생과 시민을 구한 '민용'의 증언을 토대로 한 내용. 민용은 세월호에 트럭을 싣고 인천에서 제주를 오가는 트럭기사로, 세월호 참사 당일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남아 학생과 시민을 구한 의인이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은 민용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민용은 배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떠올릴 때마다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민용에게 세상은 단순하다. 거짓말 하는 것은 나쁘고, 어려움에 놓여 있는 사람은 도와주어야 하며, 특히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최선을 다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정부는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며, 대통령과 장관, 공무원은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상식적인 사람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대통령을 비롯해 공무원, 경찰, 언론 등 정부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거짓말과 회유, 협박을 하며 민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그는 정부의 존재가 거대한 악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


2부

민용의 딸 안나는 고등학생이다. 인천에서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던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2학년이었고, 그 학생들을 구하다 몸과 마음이 망가진 아버지 민용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아버지는 자책과 트라우마로 우을증을 앓고, 자해를 해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안나는 친구들과 함께 '세월호 기억 플래시몹'을 준비한다. 안나와 친구들은 고3으로 수험공부를 해야 했지만,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들의 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제주신성여고, 제주여고, 중앙여고, 제주일고, 대기고 학생들과 연합해 플래시몹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대학에 진학한 안나는 언니 나연과 같은 '응급구조학과'를 전공한다. 언니 나연이 '응급구조학과'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었지만, 안나가 '응급구조학과'를 선택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가 세월호에서 많은 학생, 시민의 목숨을 구한 것이 안나는 많이 자랑스럽다.


3부

세월호 생존자 민용과 그의 가족, 아내와 두 딸(나연, 안나)은 민용을 지켜보며 함께 괴로워한다. 민용은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몇 번의 자해를 하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를 안전하게 구하라는 말을 하지만, 정부와 주위 사람들은 오히려 민용을 비난한다.

희생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생존자와 생존자 가족들의 삶도 세월호 참사 당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월호 침몰의 사실을 밝히고,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생존자 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치료가 절실함에도 박근혜 정부는 그들을 '빨갱이' 취급했으며, 패륜집단인 '일베'는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를 모욕하고 조롱하는데도 정부는 그걸 방관하고, 심지어 조장했다. 그것이 박근혜 정권의 정체성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런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지만, 이런 패륜집단과 악랄한 반인륜 발언을 하는 자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의 역사에서 그 전과 이후를 가를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었으며, 이 사건이 완전하게 사실이 드러나고, 원인을 제공한 자들, 가해자들이 모두 처벌받고,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생존자 가족이 납득할 만한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받지 않는 한, 절대 끝날 수 없는, 끝나서도 안 되는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김홍모 작가의 '홀'이 나온 것이 세월호 참사의 사실을 밝히는 데 작은 밑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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