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2-26(토)
 

온 더 무브


일천한 지식 때문에 아직 올리버 색스의 다른 책을 읽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 그의 책을 읽었는데, 그의 마지막 책이기도 했고,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쓴 책이어서 어떤 면에서는 그의 첫번째 책으로는 오히려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리버 색스가 살아 온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는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로 일했지만 그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끊임 없이 썼으며, 늘 메모지와 연필을 갖고 다녔고, 생각이 떠오르면 어느 장소에서건 메모를 했다.

올리버 색스의 부모님이 모두 의사였고, 그의 형들도 의사라는 배경은 올리버 색스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에 올리버 색스가 동성애자로,  그가 살아온 삶이 조금은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흥미로운 인물의 내면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는 신경과 의사로서, 그가 쌓아 온 다양한 경력을 토대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그리고 그 책들은 널리 알려졌고, 그의 책과 함께 그의 명성도 높아졌으며,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드는 원작으로도 작용했다.

올리버 색스는 오토바이를 무척 좋아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많은 곳들 다녔으며, 오토바이와 관련해 일가견이 있을 만큼 오토바이를 잘 알았다. 또한 수영도 잘 했고, 바벨도 열심히 들어 신기록까지 세우는 등 육체적으로도 훌륭한 편이었다.

키도 크고, 몸도 탄탄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거의 완벽한 인간이었던 올리버 색스는 내 기분으로 보면 '넘사벽'인 인물이다. 한 사람의 성장이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부럽고 놀랍다. 

한국의 청소년들을 보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것 외에 개성 있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학진학과 취업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된 현실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하고, 심지어는 한동안 마약에 취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많은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부러웠다.

물론 올리버 색스는 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딱히 '돈'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고 있는 집과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청소년의 삶을 억압하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많은 부분에서 무엇이 정말 문제인지 알고 있다. 교육과 취업의 문제는 그것을 강제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고, 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착취와 경쟁에서 비롯하고 있다. 이것을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것은 부모 세대의 무지 또는 그 시스템에 대한 동조 때문이다.

올리버 색스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간의 내면이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자유로운 사회가 되어야 한다. 가난해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가 착취와 경쟁구도를 체계화 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올리버 색스가 이룬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그가 누렸던 자유로움이 더 부러웠고 마음에 와 닿았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청소년이라면 재능은 저절로 발견할 것이고, 자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중반까지는 매우 흥미롭게 잘 읽히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그가 나이 들고, 업적을 이루고, 더 이상 모험과 자유를 추구하지 않게 되면서부터다.

누구나 한 번 살아가는 인생을 잘 살고 싶은 욕심과 욕망이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올리버 색스는 성공한 삶을 살았고, 본받을 점도 있으며, 그가 남긴 저술로 그의 이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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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무브 -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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