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7(월)
 

유현준의 '조선일보' 칼럼을 읽고


유현준이 조선일보에 쓴 칼럼을 읽고, 칼럼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이런 글에 학식 있는 분들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수준도 안 되기에, 나 같은 삼류 작가가 관심을 갖고 짚어주어야 한다. 나는 비록 삼류지만, 그동안 유현준의 글을 열심히 읽은 독자들이나, 유현준의 글이 무슨 내용인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잘 몰랐던 분, 나보다 지식이 얕은 분이라면 지금부터 내 글이 도움이 될 걸로 본다. 유현준이 쓴 본문은 일부러 찾아 읽을 가치가 없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나는 본문을 다 읽고, 그 본문의 일부를 인용하겠지만, 독자께서는 '조선일보'를 찾아가서 조회 수를 올려주지 않았으면 한다.


유현준은 '건축에서는 그것을 어려운 말로 '컨텍스트'를 고려한다고 말한다'고 썼다. 아하, 건축 분야에서는 '컨텍스트'라는 단어가 어려운 말이었다. 그러니까, 유현준 자신은 건축 분야에서 어려운 단어를 쓸 수 있는 꽤 박식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걸 처음부터 '어필'하고 있다. '컨텍스트'는 '맥락'이다. 이게 어려운 말인가? 모든 상황에는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어려운 말인가? '맥락'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이걸 굳이 '컨텍스트'라고 쓰면서 심지어 건축 분야에서는 '어려운 말'이란다. 시작부터 웃긴다.


유현준은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위상의 변화가 '배경의 변화'라고 말하면서 '국내 사건의 의미를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이후 그가 주장하는 모든 한국에서의 문제점의 원인이 중국에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국에서 주52시간제와 워라벨의 흐름을 두고 '중국 공산당이 가장 좋아할 일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반 분야에서 노동시간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창의적 기술 분야에서는 없어져야 할 법이다'라고도 말한다. 유현준은 '주52시간제'를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이것부터 잘못인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창의적 기술분야'에서는 '주52시간제'를 없애고 더 많은 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그래서 일부러 찾아봤다. 미국 자료를 찾아보니, 미국에서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40시간이 채 안 된다. 


2024년 10월 미국 민간 비농업 일자리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의 평균 근무 시간은 34.3시간으로 시장 예상치인 34.2시간을 약간 상회했습니다. 제조업에서 평균 근무 시간은 39.9시간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초과 근무 시간은 0.1시간 감소하여 2.8시간이었습니다.<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자료>


유현준처럼 단 한 번도 노동자로 살아본 적 없는 사람은 '노동시간'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른다. 그는 지금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걸로 아는데,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주 몇 시간 노동을 하는지는 알고 있을까? 그리고 노동하는 시간에 합당한 임금과 처우는 올바르게 지불하고 있을까? 유현준의 사고방식은 당연히 '자본가'의 사고방식이고, 그는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사람이다. 그 자신, 노동자를 고용하는 자본가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동시간이 길고, 임금은 적게 주는 사회를 '가장 좋은' 사회로 인식하고 있는 건 자연스럽다.

지금 한국은 '주52시간제'가 아니라 '주40시간제' 또는 '주4일제', '주32시간제'를 사회적 의제로 내놓고 토론해야 하는 사회다. 유현준의 사고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내용이겠지만, 한국의 생산성은 이미 선진국에 이르렀으며, 국가와 사회가 만든 '부의 총량'을 얼마나 공평하고 현명하게 나누는가를 고민하는 나라가 되었다.

무조건 오래 일하는 것만이 바람직한 사회라는 전근대적, 독재적 발상을 하는 인간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고, 유현준 역시 그런 70년대식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로 보인다.


유현준은 노동시간을 말하다 갑자기 투표권으로 말을 바꾼다. 2005년부터 영주권을 획득한 외국인은 한국에서 거주를 3년 이상 하면 지방선거에 투표할 권리를 준다는 내용을 두고, '국내 외국인의 80%가 중국인이다. 이 역시 중국 공산당이 제일 좋아할 법안이다'라고 말한다. 영주권을 획득하고도 3년이 지난 외국인이 지방선거 투표를 하는 게 '중국 공산당이 좋아할 법안'이라는 주장은 대체 어떻게 성립하는 것인지 황당하고 놀랍다. 

그런데, 유현준의 이 말도 사실이 아니다. 유현준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썼거나, 의도적으로 또는 악의적으로 가짜 내용을 썼다. 경향신문에서 2024년 10월 24일 보도한 내용을 보자.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 수 246만명···총인구 4.8%로 '역대 최다'

주요 국적별 구성비는 중국(한국계) 27.5%, 베트남 12.8%, 중국 11.4%, 태국 9.9% 순이다. 베트남 국적자의 비율은 2022년(약 21만명·11.9%)보다 1%p 가까이 늘어 중국 국적자 비율을 앞섰다.

외국인주민 중 한국국적을 갖지 않은 사람은 193만515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8만2804명(10.4%) 증가했다. 주요 국적별 구성비는 중국(한국계) 27.5%, 베트남 12.8%, 중국 11.4%, 태국 9.9% 순이다. 베트남 국적자의 비율은 2022년(약 21만명·11.9%)보다 1%p 가까이 늘어 중국 국적자 비율을 앞섰다.

한국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1만681명(4.8%) 증가한 23만4506명이다. 출신 국가별로는 중국(한국계) 10만1995명(43.5%), 베트남 5만4696명(23.3%), 중국 4만2513명(18.1%), 필리핀 1만543명(4.5%), 캄보디아 5252명(2.3%) 순이다.<경향신문 2024년 10월 24일자 내용>


유현준이 말한대로 '국내 외국인의 80%가 중국인'이라는 말은 거짓이다. 순수 중국인은 11.4%에 불과하고, 조선족을 합해도 39%에 불과하다. 유현준은 중국 공산당을 강조하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1분도 걸리지 않는 검색을 하지 않고 엉터리 글을 쓴 것이다. 이 정도면 '칼럼'이 아니라 사기에 가깝다.


유현준은 또 멋대로 논리를 건너 뛰어, 반일 감정을 갖는 것이 '중국 공산당과 북한이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역사를 잊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하면서 항상 일제강점기 이야기만 한다. 그러면서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주로 만든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블록에 남아 있으려면 극동아시아에서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둘을 갈라지게 하는 것 역시 중국 공산당과 북한이 좋아하는 일이다.'(유현준)

 

유현준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게 좋다는 의미인지, 나쁘다는 의미인지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블록에 남아 있는 것과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한 것이 어떻게 등치되는 논리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일본이 재무장해서 대한민국을 침략하려는 의도가 있을 때도 일본과 협력해야 하는 건지, 조선을 침략하고 식민지로 만들어 온갖 국가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사죄도 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인지, 유현준의 글쓰기는 모호해서 읽는 사람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면서 결국 일본과 한국을 갈라지게 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과 북한이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유현준의 앞의 글이 갖는 의미는, 한국이 일본을 너무 비난하지 말고, 일본과 한국이 극동아시아에서 사이 좋게 지내는 게 필요하고, 일본과 한국이 사이 좋게 지내면, 중국 공산당과 북한이 '나빠할 일'이니까, 한국은 일본과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가해자(일본)가 사과도 하지 않는데, 피해자(한국)이 먼저 가서 손내밀고 친하게 지내자는 건 속도 없는 멍청이나 하는 짓이다. 유현준은 어디가서 한 대 맞으면 때린 사람에게 먼저 가서 손 내밀고 '내가 맞아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봐도 좋겠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가까이 위치한 남미 국가들이 공산주의로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CIA(중앙정보국)를 동원해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 노력했다. 199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부자가 된 중국 공산당이 넘치는 돈과 많은 인구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나라 대한민국에 그런 일을 안 할까?(유현준)

 

유현준은 중국을 비난하려고 미국의 국가범죄를 끌어들인다. 오호, 그러고 보니 유현준이 '반미주의자'라는 건 이번에 알았다. 이것도 CIA에 유현준을 신고해야 할 내용이니 유현준은 앞으로 미국 갈 생각은 버려야겠다. 2차 세계전쟁 이후 '냉전'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으로 대표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쏘련으로 대표하는 사회주의 체제는 세계 곳곳에서 충돌했다. 1950년 한국전쟁 역시 이런 '냉전'의 한 과정에서 벌어진 세계사적 사건이었고,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벌어졌던 수 많은 군부 쿠데타와 혁명, 반혁명 사태들의 이면에는 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쏘련의 힘이 작용했고, 우리는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961년 박정희 쿠데타 역시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유현준은 미국이 세계 약소국을 상대로 친미 정권을 만들면서 벌였던 그 잔혹하고 끔찍한 국가범죄를 중국공산당이 한국을 대상으로 '공산화'를 위한 전략, 전술을 구사할 거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즉,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을 마치 일어날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이건 유현준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일까? 중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했고, 정치체제만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데, 중국 공산당이 한국을 대체 어떻게 만들 수 있기에 저렇게까지 호들갑과 오두방정을 떨면서 중국 공산당을 무서워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에는 그런 중국과 북한의 지원을 받아서 정책을 만들고 사회운동을 하는 세력이 있다. 이들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좀먹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간첩 행위라고 부른다. 물론 겉으로는 민주, 인권, 약자 보호, 워라밸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을 것이다.(유현준)

 

유현준은 이제 선 넘는 발언을 한다. 국내에 중국과 북한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간첩이 있다고 말한다. 유현준은 이 말에 책임져야 한다. 유현준은 그러면서 '민주, 인권, 약자 보호, 워라벨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지금 한국에서 민주를 말하고, 인권을 말하고, 약자 보호를 말하고, 워라벨을 말하는 사람이 결국 중국과 북한의 지원을 받는 간첩이라는 뜻인데, 유현준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 윤석열도 이와 거의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니까, 유현준의 말은 윤석열이 한 말과 거의 같은 내용이고, 윤석열과 비슷한 사고구조를 가졌다고 봐도 좋다.

유현준의 말은 1970년대 독재 체제에서나 나올 법한, 전근대적이고, 독재적이며, 매우 폭력적인 발언이다. 유현준의 사고방식은, 독재체제에서 독재자가 마음대로 사람을 체포하고, 사살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누구나 끌고가서 사살해도 좋은, 그런 나라가 되길 바란다. 민주주의, 인권, 약자 보호와 같은 개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법으로 보호하고 장려하는 개념이다. 약자는 사회의 제도로 보호받고, 누구나 평등한 법에 의해 보호받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데, 유현준은 그런 민주, 인권, 약자 보호를 공산주의 체제와 동일시 하며, 공산주의가 곧 절대악이므로, 민주, 인권, 약자 보호도 절대악이라는 나찌의 이분법식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정치는 적을 만들어야 시작된다. 건국 초기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서 적은 북한이었다. 수십 년 지나자 전라도와 경상도로 나뉘어서 싸웠다. 정치가들은 그것으로 먹고살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부자와 가난한 자로 나뉘어 싸우는 구도로 바뀌었다.(유현준)

 

유현준은 역사의 흐름에서 본질을 읽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미국으로 대표하는 체제와 소련, 중국으로 대표하는 체제가 남북한의 분단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와 목적 때문이라고 하자. 전라도와 경상도로 나뉘어서 싸웠다는 표현은, 두 지역이 자발적으로 서로 감정을 갖고 싸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쓰면 안 된다. 두 지역이 갈등을 일으키도록 부추기고, 여론 조작을 한 당사자가 바로 박정희라는 사실은 왜 말하지 않는가. 즉, 지역 갈등은 박정희와 집권 세력이 악의적이고 의도적으로 분열을 획책, 조장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이지, 경상도, 전라도가 처음부터 사이가 나빴고, 그래서 서로 싸웠다고 말하는 건, 본질을 호도하는 악의적 주장이다.

또한 1990년대 들어서 부자와 가난한 자로 나뉘어 싸우는 구도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엉터리 주장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는 곧 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를 상징하는 단어다. 자본주의 체제를 운용하는 나라들은 처음부터 자본가와 프롤레탈리아가 대립,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 갈등의 정도가 아주 적게 나타날 수도 있고, 격렬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게 자본주의 체제가 갖는 근본적인 문제이자 한계이기 때문이다.

유현준은 자본주의 체제의 역사와 과정을 잘 모르는 게 분명하다. 일개 건축사인 주제에 세상 모든 것에 대해 발언하려고 하는 태도는 꼴같잖다. 자기가 하는 건축 분야 일도 올바르게 하지 못하는 주제에 세상 모든 사안에 대해, 더군다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조차 왜곡하며 어설픈 주장을 하는 걸 보면, 이런 '칼럼'을 쓰는 유현준의 수준은 물론, 이런 '칼럼'을 싣는 '조선일보'의 수준이 얼마나 천박하고 한심한가를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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