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9-26(일)
 

제목 : 사랑은 혈투
작가 : 바스티앙 비베스
출판 : 미메시스


바스티앙 비베스의 작품. 그래픽노블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사, 지문이 거의 없고, 빠르게 그린 듯한 데셍과 거칠지만 적절한 색감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판 제목은 '사랑의 혈투'지만 원제목은 '도살'이라고 한다. 제목이 잔혹하지만, 내용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오해하고,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수많은 나날을 함께 지내면서 때로는 오해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즐겁고, 기쁘게 지내는 연애의 과정을 단순한 그림이지만 생생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연애 초기, 연인은 헤어지기 아쉽고 떨어지고 싶지 않은 애틋한 장면이 보인다. 하지만 뒤를 이어 곧바로 수송기에서 낙하하기 직전의 군인 모습이 보이고, 낙하(연애)가 처음인 신병에게 선임병이 말한다. 저 아래(연애의 세계)에 '엄청난 살육'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충고한다.
청년은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그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 두 사람은 왈츠를 추는데, 이 춤이 곧 연애를 상징한다. 두 사람이 서로 호흡을 맞춰 춤을 추는 것은, 사랑하는 관계를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두 사람은 사랑을 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오해가 일어나고, 한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이런 일은 연애 기간이 지속되면서 가끔 일어나고, 두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육체에 상처를 입히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남성이 여성을 몽둥이로 때리는 장면, 여성이 남성의 어깨를 칼로 찌르는 장면은 오해와 말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몸을 다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두 사람은 결국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이별 음식'을 선택하는데, 그들이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의 애틋함과 다정함은 이별의 메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어정쩡하게 헤어지고, 여자가 다시 다른 남자를 만나자, 연인이었던 남자는 여성에게 달려가 사랑을 구걸한다. 여자 역시 예전 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새로 만난 남자를 버리고 달려가지만, 두 사람은 다시 서로에게 실망하고, 담담하게 헤어진다.
사랑과 연애는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경험이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는 스무살, 서른살이 되어도 연애를 못해본 사람들이 있다는데, '모태 솔로'라고 자조하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청년 시기에 사랑과 연애를 많이 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성숙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청년들의 연애를 보면, 일부이긴 해도 상식에 어울리지 않는 찌질함과 위험한 모습이 보이는데, 연애하다 헤어진 사람을 스토킹하거나, 연애할 때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거나, 그걸로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협박하는 걸 보면서 연애를 올바르게 하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를 짐작하게 한다.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하는 것은 선택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삶에 큰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남녀의 사랑은 자신과 가장 유전인자가 먼 사람을 선택하는 행위라고 한다. 즉, 유전적 친화관계가 멀수록 더 건강하고 우월한 유전자로 대를 이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는 호르몬 분비를 통해 자신과 가장 다른 사람(이성)을 선택하게 되고, 그렇게 다른 사람이 만나 새로운 생명을 만들면,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2세가 태어나 유전자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멀다고 해서, 두 사람의 성격이나 애정의 깊이에 거리가 있다는 말이 아니고, 유전자가 본능적으로 선택하는 것과는 달리, 사람은 자신의 취향과 감성, 지성에 따라 상대를 선택한다. 즉, 유전자와 사람의 이성이 복합적으로 상대방을 선택하는 요소로 작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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