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9-26(일)
 

<책> 듀마 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스티븐 킹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스티븐 킹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스티븐 킹이 죽음 직전까지 간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후유증이 매우 심했던 것을 잘 알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그렇다.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사고의 후유증에 따르는 고통-육체적, 정신적 고통-의 묘사는 실제 당했던 사람이 아니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매우 세밀하고, 감정적이며, 깊이 있는 내용이어서, 읽는 사람마저 그 고통을 느낄 정도로 치열하다.

무려 100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주인공 에드거의 독백으로 이어진다. 그가 살았던 과거의 삶과, 죽음에서 겨우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아내와의 이혼, 삶의 터전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겨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

그러다가, 이야기는 점차 새로운 영역, 미지의 세계로 진입한다. 주인공에게 생긴 초능력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오래 된 실종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무시무시한 사건.

호러 장르에서 '리얼리티'를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호러' 자체가 '안티 리얼리티'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뿐 아니라 모든 호러 작가들의 작품에서) 우리가 공감하는 것은, 유령이나 귀신의 존재가 아니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인간(개인과 가족, 친구, 친지, 이웃)들의 삶이다. 즉, 초자연적인 존재를 내세워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는 것이 호러 작품의 진짜 목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스티븐 킹이 돋보이는 것은, 뒷부분의 크라이막스가 아니라, 그가 풀어나가는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의 삶에서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삶에서 상처 입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여기에 초현실, 비현실적인 상황을 끌어들여 그들이 겪는 아픔이 현실을 초월하는, 현실에서는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상처와 아픔이라는 것을 두드러지게 한다.

스티븐 킹의 작품에 등장하는 비현실적 존재들-유령, 귀신, 외계의 존재 등-은 스티븐 킹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상상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가 작가이기 때문에 만들어 내는 그런 '당연한' 존재들이 아니라, 스티븐 킹의 삶을 통해 만들어진, 그의 경험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호러 작가 스티븐 킹은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현실적 충격이 정신적, 감정적 충격으로 그의 뇌리에 남았을 것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스티븐 킹의 경험은 평범한 개인이 겪었던 것보다는 훨씬 심각하고 다양했다.

그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것들'은 그의 잠재의식과 불안에서 발생한 것들이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스티븐 킹은 호러소설을 선택한 것이 어쩌면 필연일 수 있다. (그가 지금도 가끔 악몽을 꾸고나면 아내를 향해 돌아눕는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 소설은 특히 스티븐 킹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받은 물리적,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는 매우 심각한 고통에 시달렸으며, 그것이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기 어려운(적어도 이런 정도의 고통을 당한 사람이 작가일 확률은 매우 낮으므로) 고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했을 것이다.

결국, 스티븐 킹의 시도는 성공했고, 그는 자신의 경험과 고통을 소설로 기록했다. 우리는 스티븐 킹의 묘사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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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마 키 -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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