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전집입니다.

이 책은 김영사에서 500부 한정판으로 찍은 것이어서 쉽게 보실 수 없을 겁니다. ^^

큰 판형에 두꺼운 책이 무려 38권이나 되는, 한 사람이 썼다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방대한 분량입니다. 중요한 것은, 김영사에서 왜 고은 전집을, 그것도 아직 살아있는 작가의 전집을 냈을까, 하는 것입니다.

김영사는 소위 '팔리는 책'만 출판하는 철저한 상업 출판사입니다. 이 말은 욕이 아니라, 출판사라면 당연히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 판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꽤 셈속이 밝은 출판사라는 것입니다. 그런 출판사에서 별로 돈도 안 될 것 같은 고은 선생의 전집을 냈을까, 한번쯤 생각해보게 됩니다.

출판사 사장이 고은 선생을 존경하기 때문에 기념으로 만들어 준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그렇다면, 뭔가 돈이 되기 때문에 만들었을텐데, 그 '돈 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생각해보니, '노벨문학상'이 생각났습니다. 금년에도 고은 선생과 황석영 선생을 두고, 한국에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을 사람이라고 말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두 선생님은 당연히 노벨 문학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됩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마 대부분 이의가 없을 줄 압니다.

김영사에서 주목한 것도 그것이 아니었을까요. 고은 선생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그것은 대단한 일일테고, 많은 제작비를 들여서 만든 고은 전집이 불티나게 팔릴테니까, 아마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비해 이를테면 미리 투자를 하는 셈 치고 고은 전집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한국 문학사에서 커다란 줄기를 이루고 있는 고은 선생의 작품들을 아주 잘 만든 전집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축하할 일입니다. 게다가 500부 한정본에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고 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저처럼 특혜(ㅋㅋㅋ 농담입니다.)를 입은 사람쯤이나 되어야 한 질 얻어 가질 수 있는 것이니 그 희귀함이 또한 가치를 높여줍니다.

어쨌든, 고은 선생님의 노작을 다 읽으려고만 해도 몇 년은 족히 걸릴텐데, 읽는 속도보다 더 빨리 써내는 고은 선생님의 필력이야말로 '불가사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