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왕따 ‘똥이’
"저 자식 오기 전에 얼른 먹어야지."
똥이아빠는 무서운 악동 똥이가 할머니 방에서 놀고 있는 사이를 이용해 요구르트를 먹겠다고 들고 왔습니다.
똥이아빠가 요구르트를 먹기 위해서는 몇 가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상자를 열면 두 개의 요구르트가 각각 상자 안에 들어있습니다.
이 상자를 각각 열어 요구르트 병을 꺼냅니다.
뚜껑을 열고, 두 개의 케이스에 있는 요구르트를 큰 컵에 부어 합해야 합니다.
거기에 각각 포장되어 있는 장에 좋은 효소 2종류를 첨가합니다.
큰 젓가락을 이용해 잘 저어줍니다.
포장을 다섯 번을 풀어야 하고, 요구르트를 넣을 큰 컵이 있어야 하며, 효소가 잘 섞이도록 저어주는 도구(젓가락)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요구르트를 마신 후에는 같은 분량의 물을 꼭 마셔주어야 합니다.
똥이아빠에게는 번거로운 일련의 작업이 똥이에게는 흥미진진한 놀이가 됩니다.
똥이아빠가 요구르트를 먹을 때면 언제나 똥이의 참견을 받아야 하는데, 오늘은 그 과정을 피해보겠다는 시도를 감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잘 될까!!!!!!!!!!!!!!!!!!!!’
“요오오~~~~~~오!”
똥이엄마의 염려대로, 귀청을 찢는 녀석의 ‘소요(騷擾) 음’이 앞서고, 후다다닥 뛰어오는 똥이의 모습이 뒤따릅니다.
아빠가 냉장고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들고 오는 것을 포착한 것입니다.
*참조 : ‘소요(騷擾) 음 - 똥이의 목소리는 열 사람이 떠드는 소리에 맞먹음’
“으이구~”
구겨지는 아빠의 인상은 아랑곳없이, 아들녀석의 재잘거림이 파고듭니다.
“아빠! 똥이가 도와 주께(*^.^*)!
고개를 아빠 얼굴에 들이밀며 한껏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강요에 가까운 부탁을 합니다.
“응, 도와주세요. 고마워요.”
마지못한 아빠의 허락이 떨어지고, 부자는 무릎을 맞대고 앉아 오손 도손, 똥이엄마가 질투 날 만큼 다정하게 작업에 들어갑니다.
“똥이 혼자 하께(할께)!”
“이야, 똥이 잘 하네!!”
뚜껑에 묻은 요구르트까지 핥아먹고, 부시럭거리며 작업에 열중하는 동안 똥이엄마와 아빠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것마저 녀석은 놓치지 않습니다.
“아빠! 왜 지금 엄마하고 우서(웃어)?”
“응, 똥이가 이뻐서 그런 거야. 다했으면 아빠 주세요.”
“네.”
^.-
그러나, 얌전한 답변과는 달리 문제(?)의 요구르트를 먹기 위해서는 험난한 노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빠 좀 줘. 아빠 좀 먹게 줘. 놔 봐~~~~~~.”
주도권을 아들에게 완전히 빼앗기고 한 모금씩 얻어먹으면서 똥이아빠는 아들에게 또 이런 구박(?)을 받습니다.
“아빠, 멀리 가서 테레비(텔레비전) 봐!!!!!”
ㅠ.ㅠ…….
그렇게 구박(?)을 해 놓고 똥이는 아빠 얼굴 밑으로 자기 얼굴을 들이밀려 이렇게 묻습니다.
“아빠, 아빠! 안 삐졌어?”
“음(-.-)!!!”
v.v…….
병주고, 약주고, 아빠를 주무르던 녀석은 TV 화면으로 얼굴을 돌리더니, 감탄사를 토해 놓습니다.
“아빠, 와 ‘꼴’이다!, 제는 돈 마니(많이) 처먹었다.”
앞에 말은 축구 경기 장면을 보며 한 말이고, 뒤에 말은 국회 답변하는 양복 입은 국회의원, 장관들을 가리키며 소리입니다.
아마도 할머니가 하신 말을 흉내내는 듯 합니다.
퇴근해 들어오기만 하면
컴퓨터에서 ‘피가추 노래 틀어달라’,
‘침대에 가서 놀자’, 블록으로 ‘뭐 만들어 주까(줄거야?)’라며 온갖 요구를 쏟아 놓는 똥이녀석.
어른도 졸려 눈이 감기는 12시 넘어 까지 놀이에 열중해서 도통 잠자려 들지 않는 녀석.
똥이엄마와 똥이아빠는 어떻게든 녀석의 시선 밖에 나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번번이 녀석의 레이더에 걸려 실패하고 말지만 말입니다.
“저녀석 점점 말 안 들어 큰일이야!(똥이할머니)”
“똥이 정말, 말 안 들어. 어떻게 해야 하지?(똥이엄마)”
“맞아. 징글징글 맞게도 말 안 듣지. 어떻게 해야 할까? 큰 일이야 큰 일……. (똥이아빠)”
태어난 지 29개월만에 온 식구의 회피 대상 1호가 되어버린 똥이녀석.
자기가 왕따 대상인 줄도 모르고 녀석은 오늘도 엄마․아빠에게 큰 소리를 칩니다.
“무슨 짓이야. 진짜! 엄마․아빠, 똥이에게 매매 마즈까(맞을까)?”
-.-…….
아들과의 피곤한 전투, 그 29개월 13일 째 날에

